염불보다 잿밥

Posted by canonfd 살아가면서... : 2014. 10. 28. 09:05

지난주에 오랫만에 만나는 지인들과 목요일, 금요일 연이틀을
술을 먹고 늦게 들어왔더니
금요일날 밤에 집사람이 하는 말

 

"컴퓨터가 고장났나봐"
"왜?"
"이상한 소리가 나고 타는 냄새가 나"
"내일 봐야지 뭐"

 

작은 놈이 컴퓨터 고장났다고 난리란다.
...

 

토요일날 켜봤더니 진짜 소리도 나고 타는 냄새도 나고.
문제는 본체가 아니고 모니터 였다.
모니터를 열어 봤더니 그나마 PCB기판도 아니고 CRT쪽이었다.

 

PC본체라면 어떻게 뚝딱뚝딱 해보겠는데 이건 모니터 쪽이라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어 그냥 닫았다.

 

월요일날 아침
모니터를 들고 출근하려는데
일찍 일어난 작은 놈이
"아빠, 오늘 고쳐와"
"알았어"

 

모니터 개발부에 아는 사람을 찾아 갔더니
본사에 회의 갔단다.
별수 없이 맡겨놓고 집에 오니
내가 올때 생전가야 안나와보는 둘째녀석이
잽싸게 튀어와 문을 열어준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있으니...
"아빠야?"

 

그리고 빈손으로 들어오는 나를보고
"아빠, 컴퓨터는?"
"오늘은 못 고치고 내일 고쳐 줄께"

 

짜식,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내일은 고칠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2002.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