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4-06 지리산,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화대종주) I
봄에 동문 마라톤대회에서 '하프' 한번 뛰어봤던 것처럼
My Wish List 중에 하나 있는 거...
지리산,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한번 가보는 거이다.
일명 화대종주(46.2Km)...
개인적으로 산행에서 '종주'라는 말을 꺼려하는 편인데
뭐 다들 그렇게 부르니... ㅡㅡ;;
봄철 국립공원대피소 성수기 추첨제에서
성재가 당첨된 6월 5일꺼 세석대피소...
3명 신청했는데 동행자가 없어서 한명꺼 취소하고
성재와 나, 둘이서만 가기로 한다.
작년, 재작년 용산발 여수행 10시 45분차를 탔었는데
며칠전 표를 끊으려 보니까
그 시간표가 매진이다.
연휴라고 여수쪽에 여행가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
한시간여 앞 9시 25분 차는 자리가 있어서 그걸로 두장 예매...
구례구에 도착하는 시간도 한시간 이상 빨라지니
시간도 더 여유가 생겨
화엄사로 올라가볼까...? 해서
9시 조금전에 용산역에서 만난 성재에게
"화엄사로 가자..."
하니 바로 'OK' 한다.
그래, 화엄사로 올라가 보자구...
열차를 타서 자리를 잡았는데
우리 건너편 자리에 등산복 차림의 3명(우리 나이 정도 되었을라나?)이
자리를 마주보게 돌려놓고
떠들면서 소주를 한잔 하고 있다.
오늘 새벽에 일찍 일어난터라 잠을 좀 잤으면 싶은데
열차칸을 전세를 냈나, 건너편의 인간들이 계속 떠들고 있네... ㅡㅡ;;
열차가 출발하고
20분, 30분, 40분...
한시간여를 참다가 한마디 했다.
"이보쇼, 아저씨... 좀 조용히 좀 합시다."
짜식들이 한번 쳐다보더니 이제서야 조용히 한다.
'보긴 뭘봐? 개자식들... 매너라고는 쯧쯧'
성질 한번 냈더니 영... 잠도 안오고
12시 넘어 한 한시간여 잤나? 그리고는 구례구역에서 하차한다.
전날 하루종일 내린 비에 축축한 공기...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은 다들 성삼재행...
택시는 네명씩 인원 맞춰 성삼재 가는 승객만 태우고 가고
넷 남았다.
성삼재 가는 남녀 커플과 우리...
마지막 택시가 화엄사 들러 성삼재 가기로 했다.
화엄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관광버스에서 등산객 한명이 부리나케 올라간다.
우리도 바로 출발, 2시 20분...
밤하늘엔 은하수와 함께 별이 쏟아질듯 반짝인다.
하아... 남부지방 비왔다고 해서 삼각대 안가져 왔는데... ㅡㅡ;;
화엄사 02:20
랜턴으로 땅바닥만 비추고 올라가다 보니
쇠파이프로 길을 가로질러 막고 있다.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파이프 넘어 올라가보니
암자가 나타나고 등산로가 없네.
암자주위를 두리번거려 보지만 길은 안보이고...
다시 왔던길로 내려가야 하나?
30분이상 올라왔는데...
별수없이 뒤돌아 내려가다보니 왼쪽편에 이정표가 보인다.
아까 올라올때는 바닥만 봐서 몰랐는데...
지도 펴보고 연기암쪽 확인한후 좌로 올라간다.
20분 가까이 날려먹었네.
그래도 왔던길 처음으로 안가는게 어디냐. ㅋ
화엄사에 올라가는 길...
바위와 돌계단이
딱 오색 + 마등령길이다.
급경사에 캄캄한 밤길에다
산행인도 많이 없는 길이라 그런지
가다가 랜턴으로 길 확인하길 여러차례...
어스름히 날이 밝아올 무렵
얼추 세시간 가까이 걸려 무넹기 삼거리에 도착한다.
해발 200미터 지점에서 시작해서 1200미터 까지...
노고단 대피소에 잠시 들렀다가
노고단고개에서 지리능선 시작점으로 들어간다.
캬... 비온 후의 하늘은 깨끗하고 구름도 예술이네.
운해가 잔뜩 깔리고 그 위로 능선이 섬섬...
돼지령, 피아골삼거리를 지나 반야봉 삼거리에서
'반야봉은 낙조가 예술이지, 아침엔 볼것 없네...' 라는
말도 안되는 자기합리화로 반야봉을 그냥 통과.
(사실 1400고지에서 1700고지까지 왕복이 영 깨름직해서 말이지...)
배고파서 안되겠다.
임걸령샘터에서 자리잡고
전투식량 하나씩 까서 먹는다.
쏘주 한잔 하고... ㅎ
삼도봉 거쳐
화개재에 도착한다.
상큼한 꽃향기, 여기도 쥐똥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