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십년감수...

canonfd 2014. 10. 27. 21:19

큰놈과 작은놈을 같이 바깥에 내보내면서
큰놈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


"종우야, 상우 잘보고 같이 놀아야 돼, 알았지?"


"네"


대답은 잘한다.

 

그러나 큰놈이 자기 또래랑 같이 놀다보면
어느새 작은놈은 전혀 관심밖이다.


따라 나가서 멀리서 어떡하나 보고있으면
지들끼리 각자 놀다가 작은놈이 다른델 가고싶은지
자기 가고싶은대로 휘적휘적 가버리고 큰놈은 전혀 모르고
놀고있다.


더 멀리 가기전에 잡아오지만 애들끼리만 놀러 내보내기에는
작은 놈이 아직 불안하다.

 

토요일 저녁때
소파에 누워 잠시 졸고 있는데 애엄마가 베란다에서 애들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저녁먹을 시간도 되가고 해서 일어나서 베란다를 보니 작은놈이 안보였다.


"상우는 어딨누?"


"몰라, 없어졌어."

 

이런...


잽싸게 뛰어나가보니 놀이터에도 없고 앞의 유치원 놀이터에도 없었다.
집사람이 애들불렀던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던 터라 멀리는 못갔으리라했지만
워낙에 세상이 흉흉해서리...

 

옆단지 아파트로 냅다 뛰어서 동사이사이로 찾다가 없어서 다시 그 옆단지로 갔다.
거기서 찾고 다니는데 저쪽편에서 집사람이 온다.


"없어?"


"멀리는 못갔을꺼야. 시간이 얼마 안됐으니까..."


"그러니까 애들끼리 보내지 말라고 했잖아."


이제는 별별 생각이 다든다.
TV에서 미아 찾는 프로그램에서도 집앞에서 잠깐만에 사라졌다고들 하니
아무리 멀리 못갔을것 같아도 불안하다.


'차를 가지고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으로 오니까 큰놈이 베란다에서 부른다.


"아빠, 상우왔어"


"어디 갔다왔데?"


"XX네서 놀다왔데"


저녀석을 그냥...

 

 

 

어휴... 십년감수했네.

 

(2001. 0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