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둘째의 자존심
canonfd
2014. 10. 29. 17:02
애들을 데리고 동네 놀이터를 갔는데
둘째놈이 그네를 탄단다.
옆에는 쪼그만 녀석이 그네를 타고 있는데
발을 구르며 제법 잘 탄다.
둘째가 열심히 발을 굴러보지만 영 나가질 않자
"아빠, 밀어줘."
한다.
그러자 옆의 꼬마가 둘째보고
"나는 이렇게 타는데 너는 몇살인데 밀어달라고 하니?"
한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너는 몇살인데?"
"일곱살이요."
"얘는 여덟살, 일학년이야."
했더니
"그런데 형은 왜 그네도 못타요?"
"너는 맨날 놀이터 나와서 놀지만
얘는 집에서 공부하느라 놀이터를 못나와서 그래."
했더니
"아, 그래서 그렇구나."
그 꼬마 녀석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우리 둘째 녀석이
일곱살짜리가 그네 못탄다고 그러니 자존심이 상했나보다.
(사실 둘째녀석도 이른 일곱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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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우유를 따라준걸 안먹길래
"너 우유 안먹고 그러면 일곱살짜리가 너보다 더 커져서
그네 못탄다고 얏본다."
그랬더니
잽싸게 한컵을 다 비워버린다.
ㅋㅋㅋ 아주 효과 만점이다.
(2004. 06. 28.)